[후일담] 통일세와 함께 돌아온 독재 래퍼 MBinem! 「Without We」

※ 이 글은 2010년 8월 이글루스 블로그에 게시한 글에 후일담을 더해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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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더욱 더 강력해진 MBinem 사단이 돌아왔다!"
2. Without We (feat. 대통령, 국썅, 무인촌, 에어장, 중꿔랩, 힙통령)
3. 후일담: 옛 작업물을 다시 마주하며

 

MBinem 디지털 싱글 2집 '통일세'

 

 

"더욱 더 강력해진 MBinem 사단이 돌아왔다!"

 

2010년 8월 19일
가카투데이 박월산 기자

 

"불어라 북풍아"로 남부 힙합계를 휩쓴 독재 래퍼 MBinem의 2집 "통일세"가 2010년 8월 19일 발매된다. 본래 광(狂)복절에 발매하기로 했지만 약속을 절대 지키지 않는 것이 MBinem의 매력이다.

 

이번 앨범은 화려한 참여진으로 인해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MBinem과 오랜 친분을 쌓아 온 만능 엔터테이너 국썅과 완장 래퍼 무인촌의 참여는 앨범 제작 당시부터 큰 화재를 불러 모으고 있다. 국썅은 공포 영화 "주언", 스릴러 영화 "주어를 위한 문장은 없다", 액션 영화 "나는 서민이다" 등의 주연배우로 활약했으며 최근에는 "Bad Girl Damn Girl"로 가수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한예종의 정복자 무인촌은 호통 랩과 욕설 랩의 일인자로 기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히트곡이 없어 조만간 힙합을 그만 둔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참여진은 이뿐만이 아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래퍼 힙통령이 Without We에서 특유의 폭발적인 속사포랩을 보여주며 MBinem의 글로벌 호구적 성향을 반영하듯 중국 최고의 래퍼 중꿔랩 또한 이번 앨범에 그의 파워풀한 보이스를 아끼지 않고 쏟아 내었다. 또한 교회 장로인 MBinem을 응원하기 위해 하나님이 에어장을 보내 주셨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새 앨범 발매 소식에 팬들은 벌써 들뜬 분위기다. 열성 MBinem의 팬을 자처하는 블로거 김혁명 씨는 "마치 선도 안보고 축의금부터 요구하는 꼴"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방송인 김재철 씨는 "이 앨범을 사기 위해 국장의 권한까지 침해했다"며 앨범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한편 MBinem의 소속사는 MBinem이 소속사와 상의 없이 이번 앨범을 발매한 것에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inem 측은 발매 일자가 늦어진 것에 대한 사과로 앨범 구매시 PD 수첩을 부록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6,300원이며 수익금은 전액 통일세로 쓰여진다. 황제의 지폐로 계산할 경우 추가 혜택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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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out We (feat. 대통령, 국썅, 무인촌, 에어장, 중꿔랩, 힙통령)

 

MBinem, 통일세, 2010.

 

[Intro]
(국썅)
아니 왜 여기 와서 앉아계세요 어이가 없네, 정말

 

(대통령 & MBinem)
부끄러운 정부 부끄러운 광복절
부끄러운 정부 부끄러운 광복절

 

(무인촌 & 힙통령)
찍지마 (책) 찍지마 (책)

 

(대통령 & MBinem)
부끄러운 정부 부끄러운 광복절
부끄러운 정부 부끄러운 광복절

 

(무인촌 & 힙통령)
찍지마 (책) 찍지마 (책)

 

(MBinem)
존경하는 대기업 여러분
정부와 일본 동포 여러분
오늘 제5... 65주년 광복절을
일본과 함께 경축합니다. 경축합니다. 경축합니다
경축합니다. 경축합니다. 경축합니다...

 

(무인촌 & 힙통령)
찍지마 찍지마 찍지마 찍지마 찍지마 (책)
시X 찍지마 찍지마 찍지마 찍지마 찍지마 (책)

 

[Verse 1]
순국선열 독립유공자 유가족 서민
불이익 받는 대한민국 고통 받는 대한민국
역사는 다시 한번 우리 민족에게 시련을 주었습니다
대통령이 되는 순간부터 민족의 정기가 막혔습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불행한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잘사는 대기업 강한 정부는 우리의 꿈입니다
대기업 여러분의 도움과 노력 덕분에 성과가 있었습니다
전대미문의 민주주의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장 성공적으로
억압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일입니다
그동안 어려움을 함께 해 주신 대기업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Hook]*
희망 없습니다 중도실용 없습니다
친서민 없습니다 일자리 없습니다
대통령 없습니다 복지 없습니다
교육 없습니다 문화 없습니다

 

역사 없습니다 민족 없습니다
공존 없습니다 국민 없습니다
자유 없습니다 권리 없습니다
통일 없습니다 민주주의 없습니다

 

[Verse 2]
민주주의 억압하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국정 목표입니다
빈부격차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의 힘을 더욱 키우고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대기업의 자유와 이익을 국가 경영의 중심에 두겠습니다
국민의 이익을 앞세운다면 우리 대기업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에어장)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가정이 황폐화되고 이러한 모든 현실 속에

(MBinem)
지금 국민의 권리 억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랍니다

 

(힙통령)
(책) I'm the Korean top class pip pop 모범 nobless
fabulous turbulence gorgeous but dangerous

 

[Hook]*

 

[Verse 3]
전쟁이 통일을 이루는 길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해선 아니 됩니다
불신과 대결 이뤄져야 합니다
공존 아닌 대결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통일은 반드시 옵니다 그 날을 대비해
전쟁 자금 통일세 대운하 자금 통일세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국민은 저와 정부를 더욱 낮은 자세로 섬기십시오
우리의 꿈을 이루는데 헌신하십시오
민주주의 억압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중꿔랩)
罅利 恚艴婆利 因多鉞杜 麻已奈任 爾羞知薄
芽壬 掘壚浡好久 惱憃聳 咎夢卓 牙軼臝峊 (Korean Top Class)
祖地祔屍 牲有 培釐魔蚩 捂馬伊冠 齟桀確
(니도샴마 쒜씽또요 멜리끼지 카올라파
까막 오어따가 조또 또일러 꺼쳐 (Korean Top Class)
니서도분지에 점따씨이웅 쑈이쁘고 착하면은 끄에끄뿡고 하쇼)

 

(힙통령)
비트를 비틀어 제껴버리는 서브미션 챔피온
똑바로 눈떠라 떠나면 잡지 못할 버스위 카트질
푸르른 밭에 푸르른 밭에 낚아 트릭 에프킬라 완전 뼈가 빡빡해서
큰일나네 계속 계속해 말해 상근은 끄르브레또 (colouration)

 

[Hook]*

 

[Outro]
여러분 이거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본 자료는 풍자를 위해 2010년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편집한 것이며, 실제 발언 내용이나 사실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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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옛 작업물을 다시 마주하며

 

나는 2010년부터 2013년 정도까지 소위 정치 풍자 합성물을 만들었었다. 애초에 블로그부터가 이렇게 만든 풍자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정리하고자 시작한 것이다.

 

이 작업물은 나의 최대 히트작이라 할 만하다.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거의 모든 커뮤니티 사이트 베스트 코너에 게시되었고, 블로그에도 수만 명이 방문했었다. 몇몇 유명인들의 언급까지 더해지자 확산 속도가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 그런 만큼 이번 후일담은 오며가며 실제 들었던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구성해 보았다.

 

Q. 왜 이런 걸 만들었나?

A. 2010년 당시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반대자였고, 이 경축사에도 문제와 한계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문제를 중심으로 비판을 겸해 만들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먼저 나왔던 2minem의 Cease Yourself에 굉장한 감명을 받았던 점도 있다. 지금 시점에선 뭐가 대단하냐고 하겠지만, 당시 그런 음성 합성을 통한 풍자는 굉장히 새롭고도 충격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니까 MBinem 시리즈는 2minem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Q. 코렁탕 먹지는 않았나?

A. 다른 작품 때문에 조사받게 된 적은 있지만, 이 작품으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Q. 유명한 작품인 만큼 뿌듯할 것 같다.

A. 13년 전 그때를 기준으로 뿌듯한 마음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이 작업물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부끄럽고 후회되는 작품이다. 첫 번째로 작업물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 두 번째는 정말로 정치학을 공부하고, 또 관련된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이런 작업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것을 만들 시간에 유의미한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또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조금은 달라진 탓도 있다. 마지막으로 조롱과 비판을 구분하게 되었다. 풍자와 패러디는 유의미한 무기이지만, 대상을 정교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점을 배웠다.

 

실제로 MBinem 작업물은 이 작품 외에도 2개가 더 있었다. (그래서 MBinem이 "돌아왔다"고 써 있다.) 그 작업물들은 내 손으로 직접 인터넷에서 완전히 지워버렸다. 커뮤니티에 퍼진 것은 운영자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소셜 미디어에 퍼진 것에는 일일이 메시지를 보냈다.

 

이 작업물도 몇 번이나 지워버릴까 고민했지만, 이미 너무 많이 퍼져 있었다. 그래서 반대로 내가 만들었다는 걸 명확히 알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수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Q. 어떻게 만들었고 얼마나 걸렸나?

A. 총 32시간 정도가 걸렸다. 12시간 정도 가사를 짜고 자료를 수집했고, 나머지 20시간 동안은 사운드 포지로 한 마디 한 마디를 일일이 이어붙이며 믹싱했다. 피치를 조정하고 합성을 쓰면 훨씬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겠지만, 발화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고 싶었다. 다시 하라면 절대 못 하고 안 한다.

 

단어 하나하나를 모두 분리하고 조합하던 당시 작업의 흔적들.

 

Q. 후속 작품을 만들 생각은 없는가?

A. 없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기 하나를 기획해보려다 이런저런 이유로 접었다. 이런 작업물을 또 만들 일은 다시는 없을 듯하다.

 

 

/lette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