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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국은 정말로 물가가 싼 것일까? 물가지수와 최저임금(2023 ver.)

by 김고기 님 2023. 7. 21.

※ 이 글의 원문은 2013년 7월에 게시된 논평으로, 당시 이글루스 블로그에 게시했던 글을 블로그를 이전하며 수정·보완해 재게시한 것입니다. 마지막 수정과 자료 보완은 2023년 7월에 이루어졌습니다.

 


 

<목차>


  1. 들어가며
  2. 물가와 물가지수
  3. 최저임금 수치의 한계
  4.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2013 ver.)
  5. 최저임금 PPP 대비 물가지수(2013 ver.)
  6. 소결(2013 ver.)
  7. 세계 물가지수 추이(~2023)
  8.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 추이(~2023)
  9. 소결(2023 ver.)

 

0. 들어가며

 

이 글은 원래 2013년 7월에 게시되었던 글이다. 당시 《연합뉴스》는 글로벌 정보 사이트 NUMBEO의 통계를 통해 한국의 물가가 그리 높지 않다는 기사를 게시했는데, 이에 많은 사람들이 크게 반발했다. 물론 반발을 지적하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혹자는 통계와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괴리가 있다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원래 자기가 쓰는 돈은 다 아깝게 느껴진다는 심리적인 요인을 들었다. 당시 최저임금 문제에 관심이 많던 나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실질)최저임금과도 어떤 연관이 있지 않겠냐는 가설을 세웠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나온 일종의 부산물인 셈이다.

 

10년이 흐른 지금,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한국의 최저임금은 크게 올랐고, 이제는 오히려 부작용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를 이전하며 이 글을 없애려 했었다. 다만 통계는 생명력을 잃었을지라도, 최저임금과 물가지수를 동시에 놓고 본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해 원문에 2018년과 2023년 자료를 추가·보완해 보았다. 기본 접근은 2013년과 동일하므로 1~5까지의 본문은 2013년의 내용과 동일하다. 따라서 읽기 전에 유의를 바란다. 갱신된 수치와 추세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여기로 가면 된다.

 

1. 물가와 물가지수

 

2013년, 연합뉴스를 통해 세계 물가지수 조사 결과가 보도되었다. (참조: 한국 물가 세계 35위…노르웨이 가장 비싸) 글로벌 정보 사이트 NUMBEO를 인용한 것이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는 물가지수 173.85의 노르웨이고 한국은 물가지수 80.44로 35위가 된다. 그런데 이것을 정말로 믿을 수 있을까?

 

2013 세계 물가지수 그래프
<그림 1> 2013 세계 물가지수 그래프.

 

NUMBEO의 물가 정보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한 자료들을 토대로 작성된다. 부동산, 식료품, 음식점 가격 등을 입력하면 사이트가 이를 토대로 물가를 산출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어떻게 여과·가공하고 신뢰도를 측정하는지 알아보려 했으나 정확한 알고리즘을 알 방법이 없었다. 가장 중요한 표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TIME과 Forbes, ABC 등 세계 각지의 언론사들이 인용하는 만큼 일단은 넘어가자.

 

물가와 관련해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물가지수 자체의 신뢰성이다. 기본적으로 물가지수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수치가 아닌 가공을 거쳐 만들어지는 수치이다. 다양한 물건들의 가격에 중요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다음 해당 물건들의 가격 변동을 통해 비로소 물가지수가 산출되는 것이다. 체감 물가와 물가지수에 괴리가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극단적인 예로 다른 모든 물건의 가격이 올라도 물가지수에 포함되는 항목이 오르지 않는다면 물가 상승률은 0%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주 접하는 분야의 물가 변동이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면도를 매일 해야 되는 사람은 면도를 자주 할 필요가 없는 사람에 비해 면도기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참조: 低물가라는데… 왜 체감 못하지?) 이러한 한계는 물가지수를 일국 차원이 아닌 세계 차원에서 분석할 때 굉장히 큰 한계로 작용한다. 한 국가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소비하는 물품의 양상이 바뀌는데, 여러 국가들을 비교할 땐 그 한계가 더 커질 것이니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자가 직접 주변의 물가를 입력하도록 한 NUMBEO의 방식은 일관성과 체계성의 부족에도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인다.

 

더불어 물가와 관련해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임금 수준과 PPP(Purchasing Power Parity, 구매력평가)이다. 기본적으로 한 가지 통계로는 한 가지 사실 이상을 판단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노르웨이의 물가가 최고라는 사실로 노르웨이에서 사는 것이 다른 나라에서 사는 것에 비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 대한민국의 물가가 세계 35위 수준이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물가가 낮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일까? 여기서는 NUMBEO에서 발표한 통계를 토대로 최저임금, PPP와의 연계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의 물가지수를 산출해보고자 한다.

 

2. 최저임금 수치의 한계

 

그러나 앞서 강조했듯이 여기서 보게 될 통계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최저임금 자체가 한계적인 수치이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최저임금을 받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최저임금 수준은 적절한지는 최저임금 수치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예컨대 아래에서 보게 될 통계에서 러시아의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연방 최저임금이 심각할 정도로 낮게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방 최저임금은 하한선일 뿐 주별로 최저임금이 다르게 설정되는데, 수도 모스크바만 하더라도 연방 최저임금의 2.5배 정도를 설정하고 있어 현실과 큰 괴리가 생긴다. 물론 이조차도 러시아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에 비추어 심각하게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최저임금이 터무니없이 낮은 만큼 실제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사람의 숫자도 소수로 추정된다.

 

이렇듯 제시된 최저임금 통계의 상당수가 큰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제도가 아예 없는 국가도 보이는데, 주로 유럽 선진국들이 이에 속한다는 것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임금 자체가 기업과 노동조합의 협상을 통해 결정되므로 국가가 이에 끼어들 필요가 없었고, 한편으로는 국가가 임금 결정에 개입하게 될 경우 기업 편을 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을 한국과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아래의 통계를 확인하기 전 이러한 점을 꼭 유념해주기를 바란다.

 

3.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2013 ver.)

 

2013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 그래프
<그림 2> 2013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 그래프.

 

물가지수는 NEMBEO의 이번 수치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최저임금은 ILO의 2012년 통계, 상대값 추정을 위한 GDP는 2012년 IMF, 평균 임금은 2012년 OECD, PPP는 2011년 OECD 자료를 사용했다.

 

극단값을 띄는 위쪽의 국가들은 앞서 언급했듯 일단 최저임금이 터무니없이 낮은 국가들이다. 이에 더해 환율 문제(멕시코), 인플레이션(베네수엘라) 등이 겹치면서 수치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것이다.

 

표에 따르면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가 가장 높은 멕시코의 경우 그 비율이 669.5에 이르고 중국이 559.6, 인도 521.32, 러시아 520.88, 베네수엘라 357.69, 타이 310.25, 브라질 252.49로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의 경우 산업화가 진행 중이고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국가들과 앞으로 지향해야 할 OECD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물가지수는 굉장히 심각한 축에 속한다. 특히 단순 물가지수와 최저임금 대비로 계산한 물가지수가 오히려 거의 완전한 역관계를 띠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통계상 푸른 색으로 표시된 최저임금제가 없는 국가들의 최저임금 상대값 산출 방식이다. 노르웨이의 경우 노르웨이 통계청(https://www.ssb.no)을 통해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을 파악하였다. 나머지 국가들은 OECD 통계를 통해 파악한 평균임금에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 32%를 곱해 물가 수준을 보정하여 임의로 산출하였다.

 

사실 여러 번 논의되었듯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그 절댓값도 낮지만, 평균임금 대비 비율 역시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2011년 통계로 1위인 뉴질랜드는 50%, 프랑스가 48%, 호주가 46%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32%를 선택한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과의 비교를 위한 척도를 구하고자 함이었다. 즉, 위의 여섯 국가들의 실제 물가 수준은 통계에 표시된 것보다 낮을 확률이 매우 높다.

 

4. 최저임금 PPP 대비 물가지수(2013 ver.)

 

다음으로 볼 자료는 최저임금 PPP 대비 물가지수다. PPP란 환율과 물가수준의 관계에 대한 척도로서, 동일한 물건이라면 동일한 '가격'을 가진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물론 비교역재의 가격이 국가별로 다른 만큼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이는 각국의 화폐가 다른 가치를 가진 만큼 국제 비교에 있어 중요한 지수로 사용된다. 널리 알려진 '빅맥지수'가 PPP를 응용한 것이다.

 

2013 최저임금 PPP 대비 물가지수 그래프
<그림 3> 2013 최저임금 PPP 대비 물가지수 그래프.

 

자료 부족으로 인해 대다수 선진국들의 수치가 빠진 만큼(1차적으로 추정한 수치에 다시 추정을 더할 바에 그냥 빼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큰 의미는 갖지 못하겠지만, 한국의 물가지수가 여타 비교군에 비해 높은 것은 분명하다. 일본의 경우 기존 고물가에 더해 최근 아메노믹스로 대표되는 엔화 저평가가 PPP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한국의 PPP 기준 평균 임금이 일본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작년에 나왔었을 정도니 말이다. (참조: 한국근로자 평균연봉 日 앞질렀다)

 

이 통계가 말해주는 것은 최저임금으로 어느 정도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낮을수록 최저임금으로도 더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최저임금을 받는 정도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자체로는 체감물가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

 

5. 소결(2013 ver.)

 

그러면 지금까지의 통계를 정리해보자. 물가지수란 것 자체가 현실과의 괴리와 한계가 크지만, 일단 그것을 수용할 경우 한국의 물가는 세계적인 기준에서 확실히 높은 편이 아니다. (참조: 한국 비교물가 OECD 최저 수준)

 

그런데도 왜 우리는 물가가 높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물가가 경제규모에 비해서 낮긴 한데, 최저임금은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나 무기계약직을 포함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그들 중 대다수가 최저임금, 혹은 그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히 물가가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어차피 맨몸으로 유학 갈 거면 서울로 가는 것보다 유럽으로 가는 게 더 싸더라."라는 말이 결코 우스갯소리가 아닌 셈이다.

 

앞서 여러 번 강조했듯이 모든 통계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이 통계가 자체로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분명히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환율과 물가, 수출입, 신규 취업률, 비정규직 비율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최저임금으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정말 힘들다.

 

6. 세계 물가지수 추이(~2023)

 

NUMBEO의 물가지수(Cost of Living Index)는 국가 간, 도시 간 비교를 위해 미국 뉴욕을 100으로 두고 상대적으로 비교한 일종의 지표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는 말 그대로 비교를 위한 상대적 기준으로는 유의미하지만, 한 국가 내의 변화를 통시적으로 추적하는 데는 매우 한계적이다. 왜냐하면 미국이라는 국가, 뉴욕이라는 도시의 물가지수가 예외 상황에 놓이면 모든 지표가 왜곡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미국의 물가가 폭등하자 이 물가지수 역시 왜곡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미국 뉴욕의 물가가 더 오른 탓에 지표만 봐선 물가가 떨어진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이 통계는 매우 한계적이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상대적 비교만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념해주길 바란다. (즉, 지표가 140에서 120이 되었다고 해당 국가의 물가가 떨어졌다고 보면 안 된다.)

 

세계 물가지수 추이(2013~2023)
<그림 4> 세계 물가지수 추이(2013~2023).

 

그래프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미국 뉴욕과 비교한 물가지수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다르게 표현하면, 최근 5년 간 미국 뉴욕의 물가지수가 급등했는데도 특정 국가가 비슷한 물가 지수를 유지하고 있다면 해당 국가의 물가 역시 크게 오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7.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 추이(~2023)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 추이(2013~2023)
<그림 5>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 추이(2013~2023). (※ 주의: 이 그래프에는 비교를 위한 추정값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 비교에서만 유의미할 뿐, 현실을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2013년 지표가 앞의 내용과 일부 다른 건 처음 글을 쓸 2013년 7월 당시에 2012년 통계가 모두 나오지 않아 2011년 자료도 일부 차용했는데, 이번엔 그런 예외 없이 모두 2012년 자료로 통일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OECD에 존재하지 않던 통계는 ILO와 IMF의 자료를 참고하였는데, 이러면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번에는 모두 OECD 자료로 통일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들의 지수가 5% 정도 달라졌다. 그 외에는 모두 2013년과 동일한 기준과 공식을 이용했다.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관련 자료가 부족하거나 불명확한 싱가포르, 홍콩, 아르헨티나, 중국, 태국, 인도 등은 배제.)

 

이 그래프로 알 수 있는 건 예상대로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국가별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 격차도 어마어마하게 줄었다는 점이다. 이 역시 기준이 되는 미국 뉴욕 물가가 폭등한 탓이 크다. 더불어 한국은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가 높지 않은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 과연 이 지표가 정말 일상에서 체감하는 물가를 설명할 수 있을까? 사실 나조차 다소 부정적이다. 물론 그럼에도 스위스, 덴마크, 독일 등의 선진국이 한국보다 더 아래에(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가 낮은 편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8. 소결(2023 ver.)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를 통해 체감 물가를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는, 결과적으로 다소 무의미하게 되었다. 이는 이 글의 핵심 지표로 삼은 NUMBEO의 물가 지수가 미국 뉴욕을 100으로 삼는 상대적인 지표인 데서 기인한 바가 크다. 반대로 생각하면 미국 뉴욕 거주민의 입장에선 자신이 타국에서 최저임금을 받게 되었을 때 체감하게 될 물가를 추측하는 데 유의미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지표가 한국인에게 정말 유의미해지려면, 한국 물가를 기준으로 산출된 지표가 필요했다. 또는 절대 지표와 PPP를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이제 2023년에 갱신된 자료를 포함해 결론을 내보자. 북유럽 선진국들의 물가가 굉장히 높은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또 한국의 물가가 그들 국가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최저임금 대비 물가지수를 산출해 보면 오히려 선진국들의 물가지수가 급격히 떨어진다. 2013년의 결론은 한국 물가지수가 경제규모에 비해 낮긴 하지만, 최저임금은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었다. 2023년의 결론은 여전히 한국의 물가지수는 경제규모에 비해 낮다는 것이고, 물가 대비 최저임금은 선진국 수준으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한국을 100으로 삼아 물가지수를 수정하면 변동 폭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어쨌든 이 그래프는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2017~2021)이 물가 인상을 상회하는 범위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이는 통계와 그래프를 통해 추론한 결론이기 전에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다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2013년의 결론이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썼던 것처럼, 이번 2023년의 결론 역시 최저임금 동결(인하)를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의 시도는 단순히 물가와 최저임금 둘만을 변수로 뒀을 뿐인데, 현실의 임금은 그보다 더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이거 하나만 분명하다. 최저임금으로 미국에서 살아가기, 정말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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