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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미디어/IT

드롭박스(Dropbox)의 동기화 완료 아이콘은 왜 2종류인가?

by 김고기 님 2024. 8. 31.

0. 개요 및 요약

 

2022년 7월 업데이트로 드롭박스의 동기화 아이콘 시스템이 개편되었다. 기존에는 하나만 존재하던 오프라인 동기화 완료 아이콘이 ① 초록 바탕에 흰 체크, ② 흰 바탕에 초록 체크로 이원화되었는데, 드롭박스의 기술 문서와 도움말 센터만 봐서는 이 두 상태가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기 어렵다. 2024년 8월 현 시점에서 사용자가 알아야 할 핵심적인 차이는 아래와 같다.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아이콘
① 초록 바탕에 흰 체크 표시(공식 명칭: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기존 오프라인 동기화와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자의 디스크 공간이 부족하더라도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되지 않음
사용 가능 아이콘
② 흰 바탕에 초록 체크 표시(공식 명칭: 사용 가능)
오프라인으로 동기화되었으나, 사용자의 디스크 공간이 부족한 경우 자동으로 온라인 전용 파일로 전환됨

 

1. 상황

 

2022년 7월, 드롭박스(Dropbox)의 동기화 아이콘이 크게 개편되었다. 해당 업데이트에서 동기화 완료 아이콘이 ① 초록 바탕에 흰 체크 표시와 ② 흰 바탕에 초록 체크 표시로 이원화되었는데, 업데이트 내역이나 도움말 센터 등 공식 설명만 봐서는 이 둘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기 어렵다. 드롭박스 도움말 센터(2024. 8. 4. 업데이트)는 두 아이콘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아이콘 파일 폴더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아이콘
흰색 체크 표시가 있는 단색의 초록색 원은 파일이 동기화되었으며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폴더의 경우, 이 아이콘은 폴더의 모든 파일을 오프라인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사용 가능 아이콘
녹색 윤곽선과 녹색 체크 표시가 있는 원은 파일이 Dropbox 또는 타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열렸고 동기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폴더의 경우, 이 아이콘은 폴더에 1개 이상의 사용 가능 파일이 있지만 온라인 전용 파일은 없음을 의미합니다. 폴더에는 오프라인 액세스가 가능한 파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의 경우 드롭박스를 오래 써왔고, 거의 모든 개인 자료를 드롭박스를 통해 동기화하고 있다. 따라서 드롭박스의 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에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해당 업데이트 이후 오랜 기간 드롭박스를 사용한 데스크톱에서는 모든 파일과 폴더가 ① 초록 바탕에 흰 체크 표시(오프라인으로 사용 가능) 상태였으나, 새롭게 설정한 랩톱은 전부가 ② 흰 바탕에 초록 체크 표시(사용 가능) 상태로 나타나고 있었다. 어떤 랩톱에서는 두 상태가 병존하고 있었다. 문제는 두 상태가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심미적인 아쉬움과는 별개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파일을 관리해도 되는가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왔다. 특히 두 상태가 병존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없는지, 하나의 상태로 통일해야 하는 건지 궁금했다.

 

이런 생각을 했던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나 보다. 업데이트 이후 드롭박스 커뮤니티와 포럼에는 혼란과 불편을 호소하는 수백 개의 포스트가 게시되었고, 그중 상당수는 아예 드롭박스를 버리고 다른 서비스로 이주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이것이 과도한 것만은 아닌 게, 파일 동기화 서비스에서 파일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드롭박스 포럼에서 어느 사용자가 아이콘 변경에 대해 문의하는 모습
<그림 1> 드롭박스 커뮤니티에서 어느 사용자가 아이콘 변경에 대해 문의하는 모습. 해당 사용자는 동기화 아이콘이 바뀐 게 Finder 확장 프로그램으로 인한 오류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아이콘 변경이 사용자 친화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음을 보여준다. (출처: Dropbox Community)

 

핵심적인 문제는 드롭박스의 공식 매뉴얼을 봐서는 도무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①의 경우 기존 오프라인 동기화와 동일하다고 추측할 수 있지만, ②의 경우 "파일이 Dropbox 또는 타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열렸고 동기화되었음"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무엇보다 이 상태를 굳이 아이콘이란 중요한 시각적 요소를 이용해가며 따로 구분하는 실익을 이해하기 어렵다. 폴더의 경우 더 심각한데, "온라인 전용 파일이 없음"까지는 좋지만 "오프라인 액세스가 가능한 파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은 결국 아이콘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표시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아이콘 시스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도 볼 수 있었다.

 

원성이 빗발치자 드롭박스는 2022년 9월, 커뮤니티 댓글을 통해 동기화 아이콘의 상세한 의미를 게시했다. 아래는 해당 내용을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번역 및 보완한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아이콘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Available offline)
  • 해당 폴더 내에 포함된 모든 파일/폴더가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상태임
  • 해당 폴더 내에 포함된 모든 파일/폴더가 이 컴퓨터(PC/Mac)와 dropbox.com에 저장되어 있음
  • 해당 폴더 내에 포함된 모든 파일/폴더가 드롭박스 서버와 완전히 동기화된 상태임
  • 해당 파일/폴더는 디스크 공간이 부족해도 온라인 전용 모드로 전환되지 않음(수동 전환은 가능)

사용 가능 아이콘
사용 가능(Available)
  • 해당 폴더 내에서 최소한 1개 이상의 파일/폴더가 사용 가능 상태임
  • 해당 폴더 내에 온라인 전용 파일이 존재하지 않음
  • 해당 폴더 내에는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상태의 파일/폴더가 포함될 수 있음
  • 해당 파일/폴더가 컴퓨터(PC/Mac)와 dropbox.com에 저장되어 있음
  • 해당 폴더 내에 포함된 모든 파일/폴더가 드롭박스 서버와 완전히 동기화된 상태임
  • 해당 파일/폴더는 디스크 공간이 부족한 경우 자동으로 온라인 전용 모드로 전환

온라인 전용 아이콘
온라인 전용(Online-only)
  • 해당 폴더 내에서 최소한 1개 이상의 파일/폴더가 온라인 전용 상태임
  • 해당 폴더에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또는 사용 가능 상태의 파일/폴더가 포함될 수 있음
  • 해당 폴더 내에 포함된 모든 파일/폴더가 드롭박스 서버와 완전히 동기화된 상태임
  • 해당 파일/폴더는 사용을 마친 후 자동으로 온라인 전용 모드로 전환(디스크 공간을 차지하지 않음)

 

2. 해결

 

커뮤니티에 게시된 내용을 토대로 각 동기화 완료 상태의 차이를 정확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은 기존(2022년 7월 이전)의 오프라인 동기화 완료와 동일한 의미
  • 사용 가능은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과 거의 동일하지만, 디스크 공간이 부족한 경우 해당 파일/폴더가 자동으로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됨(사용자의 허가를 요청하거나 기다리지 않음)
  • 표시되는 아이콘은 폴더 내에 포함된 파일/폴더의 상태에 따라 온라인 전용 > 사용 가능 >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순서로 우선권(Override)을 가짐(폴더 내에 온라인 전용 파일이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해당 폴더는 온라인 전용 아이콘으로 표시됨)

 

3. 바깥 이야기: 드롭박스가 아이콘 시스템을 바꾼 이유는?

 

위 내용에서도 드러나듯이, 드롭박스 2022년 7월 업데이트의 핵심은 디스크 공간이 부족한 경우 특정 파일/폴더를 별도의 사용자 설정 없이도 자동으로 온라인 전용 모드로 전환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추정컨대 드롭박스가 Plus 서비스에서 2TB의 공간을 제공한 이후, 물리 디스크의 저장 공간 부족으로 구매한 용량을 모두 사용할 수 없는 문제를 겪은 사용자가 많았던 듯하다.

 

나처럼 초기부터 드롭박스를 이용한 사용자들은 드롭박스를 동기화 서비스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즉, 하나의 폴더가 여러 장치에서 동기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 저장 공간이 생소하고 비싸던 시절 드롭박스의 정체성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근래 드롭박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드롭박스를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구글 드라이브가 대중화된 이후는 이쪽이 보편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이런 환경에서 사용자가 2TB를 구매했음에도 자신의 저장 공간 한계 때문에 모두 활용할 수 없다며 드롭박스 측에 고객 서비스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까? 물론 이는 드롭박스의 공식 입장은 아니고, 커뮤니티와 포럼, 레딧 등에서 발견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한 나의 추론이다.

 

2009년 드롭박스의 홈페이지
<그림 2> 2009년 드롭박스의 홈페이지. 초기 드롭박스는 폴더 하나를 어느 장치에서든 동일하게 유지시켜 주는 동기화 서비스였다. 당시에도 고용량을 제공하는 웹 스토리지는 있었지만 동기화는 제한적이었는데, 드롭박스는 실시간 동기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급격하게 성장한다.

 

실제로 최근 드롭박스는 구글 드라이브와 동일하게 설치 후 동기화 방법에서 온라인 전용을 기본값으로 권장하고 있다. 커뮤니티 담당자 역시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온라인 전용이 일반화될 것이며, 따라서 변경된 동기화 완료 아이콘 시스템의 목표는 디스크 공간이 부족한 상태가 닥쳤을 때 어떤 파일이 온라인 전용이 될지 판단하게끔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변경된 아이콘 시스템은 일관성과 실익이 있다.

 

다만 여전히 사용성 차원에서의 의문은 남는다. 드롭박스의 작동 방식, 즉 온라인 저장 공간과 물리 디스크의 동기화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경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상시적으로 온라인 전용 모드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에도 오프라인 동기화 아이콘이 2종류인 것은 혼란만 유발할 것이다. 반면 드롭박스를 동기화 서비스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이미 디스크 여유 공간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이원화된 아이콘 시스템이 실용성이 없다.

 

새로운 아이콘 시스템이 의미를 가지는 건 상시적으로 저장 공간이 부족한 사용자의 경우인데, 이러한 상황은 본질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지양해야 할 예외에 해당한다. 애초에 저장 공간이 부족할 경우 OS 차원에서의 정리가 시도될 텐데, 드롭박스가 자체적으로 공간을 관리하기보다는 사용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편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동기화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위에 제시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어찌 됐든 1년이 넘는 사용자들의 아우성에도 드롭박스는 동기화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고, 반발하던 사용자들 역시 이제는 적응해 가는 모양새다. 드롭박스 역시 그들의 정체성을 동기화 서비스에서 클라우드 드라이브로 완전히 굳힌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사항을 도움말 센터나 매뉴얼에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 역시 작년부터 지원팀에 건의를 했지만, 해당 내용은 여전히 커뮤니티 댓글 중 하나로 찾아볼 수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이 글을 준비하게 되었다. 모쪼록 비슷한 의문을 가졌던 이들에게 도움이 됐기를 바라며, 문제의식에 동의가 된다면 지원팀에 건의를 보내주셔도 좋겠다.

 

 

/lette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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